
최근 국내 바이오 시장은 다시 한번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이슈와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관련 악재로 주가가 크게 흔들리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바이오는 왜 이렇게 위험한 걸까?"
사실 이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바이오 산업 자체가 성공 확률은 낮지만 성공했을 때의 보상은 매우 큰,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코스닥이 비싸 보이는 이유도 바이오 때문?
국내 코스닥 시장을 보면 "PER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코스닥에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연구개발비가 계속 투입되기 때문에 적자가 이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처럼 이익은 거의 없지만 미래 성장 기대감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이 많다 보니, 코스닥 전체의 PER도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합니다.
즉, 코스닥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바이오 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바이오에는 '무어의 법칙'이 아니라 '이룸(Eroom)의 법칙'이 있다
반도체에는 유명한 무어의 법칙(Moore's Law) 이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바이오는 정반대입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바로 이룸(Eroom)의 법칙입니다.
'Moore'를 거꾸로 뒤집어 만든 이름답게,
신약 개발은 시간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룸의 법칙은
연구개발비 10억 달러당 승인받는 신약 수가 약 9년마다 절반으로 감소한다
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예전에는 비교적 개발이 쉬운 치료제들이 먼저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이미 좋은 치료제가 존재하는 질환이 많아졌고,
새로운 약은 기존 치료제보다 명확히 더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만 승인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개발 기간은 길어지고 비용은 늘어나며 성공 확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임상 성공도 쉽지 않다
많은 투자자들은
"임상 1상에 들어갔으니 이제 곧 성공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임상 1상에 진입한 후보물질이 최종 허가까지 도달할 확률은 약 10%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10개 중 9개는 결국 시장에 나오지 못합니다.
그리고 설령 허가를 받더라도
- 경쟁 약물이 등장하거나
- 보험 등재가 지연되거나
-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신약 개발은 과학의 영역인 동시에 사업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최근 국내 바이오가 보여준 현실
최근 국내 바이오 시장에서도 이러한 위험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습니다.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이슈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코오롱티슈진 역시 임상 관련 악재 이후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며 바이오 투자의 높은 변동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처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 결과, 규제기관 판단, 기술수출 여부, 계약 체결 등 단 하나의 이벤트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 주식은 일반 제조업이나 IT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바이오 투자는 '실력'보다 '확률 관리'가 중요하다
바이오 기업을 분석하려면
- 질환의 이해
- 임상 데이터 해석
- 통계학
- 규제 절차
- 경쟁 약물 분석
등 매우 높은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일반 투자자가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바이오 전문 액티브 ETF나 분산투자를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전문 운용사가 임상 진행 상황과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며 종목을 교체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 투자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익 뒤에는 반드시 높은 위험이 있다
바이오는 성공하면 수십 배의 수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하면 하루 만에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 바이오 기업은 임상과 기술수출 뉴스 하나에도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 변동성이 매우 높은 시장입니다.
그래서 바이오 투자는 단순히 "좋은 기술이 있으니까 오른다"는 접근보다,
높은 성공 가능성과 높은 실패 가능성이 공존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AI, 반도체, 로봇 산업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생산성과 효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바이오는 시간이 갈수록 연구개발의 난도가 높아지고,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한 산업입니다.
그래서 바이오는 언제나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라는 말이 따라붙습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역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곳이 많지만, 임상과 규제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만 비로소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대박 가능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까지 함께 계산하는 것입니다.
바이오 산업은 분명 큰 기회를 품고 있지만, 그만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장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