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 딘의 퇴사부터 핵심 인재 이탈, 그리고 Gemini 3.5 Pro 지연까지
최근 AI 업계에서 꽤 충격적인 소식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구글 AI의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단순한 연구원 한두 명의 이직이 아닙니다.
구글의 AI와 컴퓨팅 인프라를 만들어온 전설적인 인물 제프 딘(Jeff Dean)이 27년 만에 구글을 떠났고, 구글 딥마인드의 수장이었던 데미스 허사비스도 CEO 자리에서 물러나 최고과학자·의장 역할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에 Gemini의 핵심 인물이었던 노암 샤지어와 노벨화학상 수상자 존 점퍼까지 경쟁사로 이동했습니다. (Reuters)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단순히 다른 회사로 옮긴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1. 27년 구글맨 제프 딘이 떠났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제프 딘이 있습니다.
1999년 구글에 합류한 제프 딘은 구글의 검색과 대규모 컴퓨팅 시스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Google Brain을 공동 설립했고, 대규모 머신러닝과 AI 연구의 방향을 이끌어왔습니다. (구글 리서치)
특히 2012년에는 제프 딘과 앤드루 응 등이 참여한 대규모 비지도학습 연구가 유명합니다.
1,000대의 컴퓨터와 1만6,000개의 CPU 코어를 이용해 유튜브 영상에서 학습시켰더니 AI가 사람의 지시 없이 고양이의 특징을 스스로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연구였습니다. (Google 블로그)
그런 인물이 27년 만에 구글을 떠났습니다.
2. 그런데 제프 딘은 경쟁사로 간 것도 아닙니다
더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제프 딘은 동료였던 산제이 게마왓, 오리올 비냘스, 쿠옥 르와 함께 새로운 회사 Discovery Loop를 만들었습니다.
목표는 단순한 AI 챗봇 개발이 아닙니다.
AI가 과학자의 연구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가설을 세우고
→ 실험하고
→ 결과를 분석하고
→ 새로운 가설을 만들고
→ 다시 실험하는
이 과정을 AI가 반복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즉, 'AI가 답을 알려주는 시대'에서 'AI가 스스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시대'로 넘어가려는 시도입니다.
Discovery Loop는 공익법인 형태의 회사로 설립됐으며, Alphabet도 투자자이자 클라우드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 따라서 구글과 완전히 등을 진 관계라기보다는 구글 밖에서 새로운 연구 방식을 실험하는 상당히 독특한 형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3. 데미스 허사비스도 CEO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또 하나의 큰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딥마인드를 이끌어온 데미스 허사비스가 Google DeepMind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렇다고 구글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Alphabet 최고과학자(Chief Scientist)와 Google DeepMind 의장 역할을 맡으면서 AGI와 장기적인 AI 연구에 더 집중합니다.
실제 일상적인 조직 운영과 Gemini 개발을 포함한 업무는 코라이 카부쿠오글루(Koray Kavukcuoglu)가 맡게 됩니다. (Reuters)
따라서 이것을 단순히
"허사비스가 구글에서 밀려났다"
라고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구글이 연구 중심의 DeepMind 체제에서 Gemini와 제품 개발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는 구조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4. 문제는 핵심 인재들의 연쇄 이동입니다
이번 사건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제프 딘 한 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6년 6월에는 Gemini 공동 리더였던 노암 샤지어가 구글을 떠나 OpenAI로 이동했습니다.
샤지어는 2017년 발표된 Transformer 논문의 공동저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현재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Transformer의 탄생에 직접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존 점퍼가 Google DeepMind를 떠나 Anthropic으로 이동했습니다.
존 점퍼는 데미스 허사비스와 함께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인물이며,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lphaFold의 핵심 인물입니다.
정리하면,
구글 → OpenAI
구글 → Anthropic
구글 → Discovery Loop
로 핵심 인재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5. 그리고 Gemini 3.5 Pro까지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Gemini 3.5 Pro 출시 지연입니다.
구글은 2026년 5월 I/O에서 Gemini 3.5 Pro를 공개하면서 6월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그런데 6월이 지나도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코딩 능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목표한 성능을 확보하지 못해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에도 구글은 새로운 경량 Gemini 모델을 발표했지만, 3.5 Pro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니라
"구글이 AI 경쟁에서 속도를 잃은 것 아니냐"
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6. 하지만 구글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글의 AI 경쟁력이 무너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릅니다.
구글은 여전히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클라우드,
TPU,
Gemini,
DeepMind,
Waymo 등
AI와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과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게다가 구글은 이미 AlphaEvolve처럼 AI가 알고리즘과 과학·공학 문제를 탐색하도록 만드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즉,
인재 몇 명이 빠져나갔다고 구글의 AI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7. 그런데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
핵심은 AI 경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누가 더 좋은 AI 모델을 만드는가?"
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점점
"누가 최고의 연구자를 확보하고, 그 연구자가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가?"
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AI가 스스로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발견할 수 있는가?"
라는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제프 딘의 Discovery Loop가 바로 이 흐름을 상징합니다.
8. 어쩌면 구글의 가장 큰 경쟁자는 OpenAI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구글에서 빠져나온 인재들이 한 곳으로만 모이는 것이 아닙니다.
OpenAI, Anthropic, 새로운 스타트업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AI 인재 시장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경쟁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쟁은 단순한 연봉 경쟁도 아닙니다.
연구자가 원하는 것은
컴퓨팅 자원 + 데이터 + 자유로운 연구 환경 + 빠른 제품화 + 막대한 자본
입니다.
어느 회사가 이 다섯 가지를 가장 잘 결합하느냐가 앞으로 AI 패권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투자자가 봐야 할 것
이번 뉴스를 단순히
"구글에서 사람들이 많이 나간다."
정도로 보면 안 됩니다.
오히려 AI 산업의 중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
① 구글의 핵심 인재 이탈
→ OpenAI·Anthropic·스타트업으로 이동
② 구글 AI 조직 재편
→ 허사비스는 장기 연구·AGI에 집중
→ 실무적인 Gemini 개발은 새로운 리더 체제로 이동
③ Gemini 출시 지연
→ 특히 코딩 성능에서 경쟁 압박
④ 새로운 AI 연구 방식 등장
→ Discovery Loop처럼 AI가 과학적 발견 과정 자체를 자동화
결론
이번 사건을 보고
"구글이 끝났다"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빠릅니다.
하지만 반대로
"구글이 있으니 AI 패권은 당연히 구글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AI 경쟁은 이제 모델 성능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사람을 빼앗고,
컴퓨팅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AI를 실제 서비스에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AI가 또 다른 AI와 과학기술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제프 딘의 퇴사는 단순한 한 사람의 이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27년 동안 구글 안에서 AI를 만들었던 사람이 이제 구글 밖에서 'AI가 과학을 발견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구글의 주가보다도 앞으로 최고의 AI 인재들이 어디로 모이는지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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