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기사 필기 공부를 하다 보면 “이론이 왜 이렇게 많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온다. 특히 재해 발생 이론 파트는 이름도 어렵고 비슷해 보여서 처음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단순 암기 과목이 아니라, 산업재해를 이해하는 하나의 사고 틀을 만들어주는 핵심 영역이다. 이 틀을 제대로 잡아두면 이후 문제풀이가 훨씬 쉬워진다.

재해 발생 이론의 공통된 출발점은 하나다. 사고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과정과 원인을 거쳐 발생한다는 생각이다. 즉, 사고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건이 아니라 이미 여러 단계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이 산업안전관리의 기본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 하인리히의 사고 발생 연쇄 이론이다. 하인리히는 사고를 다섯 개의 연속된 도미노로 설명했다. 사회적 환경과 유전적 요인, 개인의 결함, 불안전한 행동 및 불안전한 상태, 사고, 재해의 순서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제거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험에서는 이 이론의 순서를 정확히 묻거나, 어느 단계를 제거해야 효과적인지 묻는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
하인리히 이론에서 특히 중요한 포인트는 ‘불안전한 행동과 불안전한 상태’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이다. 앞선 편에서 다뤘던 개념이 여기서 다시 연결된다. 결국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작업자의 행동을 바꾸고,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 흐름을 이해하면 단순 암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정리된다.
이후에 등장한 버드의 사고 발생 이론은 하인리히 이론을 확장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버드는 사고의 근본 원인을 관리의 결함에서 찾았다. 즉, 사고는 작업자 개인의 실수 이전에 조직과 관리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이다. 안전교육 미흡, 작업 표준 부재, 감독 소홀 같은 관리적 요인이 누적되면서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출제 경향에서는 이 관리적 원인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가 점점 늘고 있다.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인간의 실수 이론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실수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관점은 이후 인간공학, 시스템 안전, 방호장치 설계와 같은 과목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산업안전기사 필기에서 단독 문제로도 나오지만, 다른 파트와 결합된 형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재해 발생 이론을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이론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 이론이 사고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개인 책임 중심인지, 관리 책임 중심인지, 시스템 중심인지 이 관점 차이를 정리해두면 문제에서 헷갈릴 일이 크게 줄어든다.
이 파트는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번만 반복해서 읽어보면 오히려 가장 점수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영역이 된다. 계산도 없고, 복잡한 공식도 없기 때문이다. 흐름만 잡히면 문제를 읽는 순간 정답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사고 발생 이론을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그리고 시험에서 자주 나오는 재해 예방의 기본 원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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