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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이야기

로봇도 앱을 다운로드하는 시대가 올까

by AI Survival Log 202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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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야기하다 보면 요즘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암묵지’입니다.

암묵지는 말이나 매뉴얼만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경험과 노하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숙련된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어떻게 내리는지 물어보면 레시피는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두 상태를 보고 분쇄도를 미세하게 조절하고, 물의 흐름을 보고 추출 시간을 바꾸고, 기계의 작은 이상을 감지하는 등 수많은 판단이 들어갑니다.

용접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각도로 용접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숙련자의 작업을 그대로 복제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오랜 경험을 통해 수많은 상황을 몸으로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Physical AI가 발전하면서 이 암묵지가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로 바뀌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경험이 데이터가 된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과정에는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영상

손과 팔의 움직임

힘의 방향

속도

관절의 움직임

주변 환경

작업 결과

실패와 수정 과정

이런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면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하나의 작업 방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람의 행동 → 센서 데이터 → 학습 → AI 모델 → 로봇의 행동

이라는 새로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변화가 생깁니다.

지금까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앞으로는 로봇에게 특정 행동을 가르치기 위해 ‘스킬 데이터’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로봇에게도 앱스토어가 생긴다면

한번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듯이 로봇에 새로운 기술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Barista Skill

Welding Skill

Cooking Skill

Warehouse Skill

Inspection Skill

물론 실제로는 스마트폰 앱처럼 단순하게 설치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로봇의 형태가 서로 다르고 센서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커피머신이라도 사람마다 키와 팔 길이가 다른 것처럼 로봇마다 관절 구조와 움직임이 다릅니다.

따라서 하나의 로봇에서 학습한 기술을 다른 로봇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범용화’가 중요한 기술적 과제가 됩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한다면 산업의 구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봇은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별도로 프로그래밍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래에는 로봇이라는 하드웨어 위에 다양한 AI 스킬을 올리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중요한 것은 로봇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투자자의 관점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Physical AI를 생각하면 대부분 먼저 로봇 제조사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로봇을 움직이게 만드는 데이터와 AI 인프라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NVIDIA는 GPU만 만드는 회사에서 점점 Physical AI를 위한 컴퓨팅, 시뮬레이션, 로봇 학습 환경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만들려면 엄청난 연산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Palantir도 다른 방향에서 흥미롭습니다.

Palantir의 핵심은 로봇 자체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하고 AI가 실제 업무를 실행하도록 만드는 운영 플랫폼에 가깝습니다.

Snowflake 역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고 공유하는 인프라라는 점에서 이 변화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세 회사가 ‘로봇 스킬 거래소’를 만들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각각 다른 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NVIDIA는 컴퓨팅과 Physical AI 인프라

Palantir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와 운영

Snowflake는 데이터 인프라와 데이터 공유

그 위에 언젠가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스킬의 상품화’다

지금까지 사람의 기술은 대부분 노동시장 안에서 거래됐습니다.

회사는 사람을 고용하고,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노동력으로 제공합니다.

하지만 AI가 사람의 작업 방법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 사람의 숙련된 작업 방식이 데이터셋이나 AI 모델, 로봇 정책으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숙련자의 기술을 데이터로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최고의 바리스타 수천 명의 작업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모델이 특정 로봇에 적용되고 실제 매장에서 사용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하나의 ‘디지털 기술’이 됩니다.

과거에는 사람에게 직접 배워야 했던 기술이

앞으로는 데이터와 AI 모델을 통해 복제되고 전달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로봇 회사’만 보면 안 될 수도 있다

Physical AI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모든 가치가 로봇 제조사에만 돌아가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계층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봇 하드웨어

→ 센서와 부품

→ 시뮬레이션

→ AI 모델

→ 로봇 학습 데이터

→ 작업 스킬

→ 배포 플랫폼

→ 실제 산업 현장

지금 시장은 아직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연결되기 전 단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에 어떤 회사가 등장할지입니다.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로봇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담당하는 회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누구의 기술을 어떤 로봇에게 판매할 것인가’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AI의 다음 데이터 전쟁

인터넷 시대에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중요한 데이터였습니다.

생성형 AI 시대에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AI 학습의 핵심 자원이 됐습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는 현실 세계의 행동 데이터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이 물건을 잡는 방법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방법

음식을 만드는 방법

기계를 수리하는 방법

창고에서 물건을 옮기는 방법

이런 데이터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Physical AI가 발전할수록 가장 희소한 데이터 중 하나는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에 대한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가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누가 더 많은 현실 세계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누가 사람의 경험을 디지털화할 수 있으며,

누가 그것을 다양한 로봇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바꿀 수 있는가.

여기까지 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쩌면 미래의 로봇은 하드웨어를 구매한 뒤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스킬을 계속 다운로드하고 업데이트하는 플랫폼이 될지도 모릅니다.

스마트폰이 앱을 설치하면서 기능이 늘어났던 것처럼,

로봇도 새로운 스킬을 설치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Physical AI 시대의 진짜 ‘앱스토어’는 누가 만들게 될까요?

아직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로봇 산업을 볼 때 로봇의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이 로봇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기술을 데이터로 사고팔 수 있는가’

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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